Search
🤨

초과근무가 어떻게 우리를 가난하게 만들까

작성일
2021/06/06
태그
생산성
작성자
Empty
1 more property

Consumer-driven economy

소비자들이 일하지 않는 자유시간이 더 많을수록 경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. 업무시간이 짧아지면서 여유시간이 늘어나면, 사람들은 긴 여유시간동안 필요한 재화를 구매하고, 아마존의 1 day shipping 같은 성질급한 서비스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아도 괜찮아진다.
경제의 유동성이 증가하고, 사회 전반의 부가 증가한다.
예를 들어 시간 여유가 생겨서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면 배달을 시키는 대신 식료품점과 시장에 들릴 것이고, 외식을 한다면 패스트 푸드를 덜 찾게될 것이다.
이 과정에서 재화가 특정 집단으로 중앙화 (아마존, 쿠팡, 마켓컬리, 프랜차이즈 브랜드, 배달 플랫폼 등) 될 가능성이 감소하고,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.
사람의 하루동안 사용할 수 있는 집중력에는 어짜피 한계가 있다. 단순히 다른 동료가 나를 찾을 때 그 자리에 앉아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, 카카오톡이나, 잡담이나, 웹서핑이나, 잔머리를 굴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더 짧은 업무시간 안에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.
지식 노동자, 창작자 등 많은 현대 노동자의 업무 생태에 있어 물리적인 업무량은 물리적인 업무성과와 비례하지 않는다.
예를 들어 연극배우가 100명의 관객 앞에서 하루에 3회차 연극을 하는 것과, 300명의 관객 앞에서 하루에 한 번 연극을 하는 것의 물리적 성과는 동일할 수 있다.

Working at practice

PC 카카오톡

카카오톡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게 아니라면 설치하지 않는다. 점심시간이나 한 시간에 한 번 정도나 화장실에 가는 시간처럼 쉬어가는 시간을 두고 필요하다면 폰으로 봐도 괜찮다.
어짜피 업무시간 중이라면 한 시간 빠르게 연락을 확인하든, 한 시간 늦게 연락을 확인하든 지인과의 정의 골이 깊어지고 얕아지는 변화는 크게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. 만약 업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서로의 연락이 '동기화'되어야 한다면, 일을 바꿔야하는지, 인간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맞다.

Slack

slack은 이메일을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혁신적인 사내 메신저였지만, 그 사용 방법에 따라서는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업무 컨텍스트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. 다시 말하자면 이메일보다 덜 생산적일 수 있다.
DM, 멘션 등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Task와 그렇지 않은 새 소식을 머릿속에서 분리하고, slack을 가능하면 '의도적으로'사용한다. 모든 타인의 기대에 부흥하지 않아도 괜찮다. 내가 해야 하는 일,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괜찮다.

Email

업무 이메일 계정에서는 가능하면 모든 자동응답이메일을 수신거부하거나 구독취소하거나 삭제한다.

정보 쇼핑

멋지고 도움되는 블로그 포스트를 쇼핑하듯 찾아 읽지 않는다. 원할 때 원하는 만큼,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컨텐츠를 받아들이고, 생산하지 않으면서 생산성을 추구하지 않는다.

시간 추적

특정 일을 수행할 때 그 일에 소요된 시간을 추적하기 위해서 노력한다. 정확할 필요는 없다. 내가 너무 느슨해지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.
내가 출근해서 진짜로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드는 시간은 어느정도인가? 내가 진짜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을 때 하나의 일을 끝내는 시간은 어느정도인가? 내가 근무시간을 초과했을 때 감소한 나의 생산성은 어느정도인가? 내가 야근의 결과로써 잠을 설쳤을 때 빌려쓴 생산성의 채무는 어느정도인가?
시간 추적을 잘하게 되면 오늘 업무를 끝내기 위해 내일의 생산성을 빌려쓰지 않을 수 있다. 오늘 야근해서 업무를 끝내는 것이 내일 일찍 출근해서 업무를 끝내는 것보다 효율적이지 않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. 단기 계약직이 아닌 노동자라면 업무의 연속성이 단발적인 부스트보다 중요하다.

할 게 없음

사실 필요 이상의 슬랙체킹, 이메일 체킹, 정보 쇼핑은 모두 '할 게 없음'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. 당장 이 업무를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, 오늘치의 업무는 이미 끝났다는 생각이 들 때, 아니면 타인에게 기대받고 있는 업무가 없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쉽게 '일하지도 않으면서 놀지도 않으면서 그 중간을 오가면서 약간은 불편한' 상태에 빠진다. '할 게 없음'이 진정 문제라면 할 게 없음을 팀원이나 상사에게 적극적으로 피력하고, 내가 할 수 있는 업무, 내가 해야하는 업무, 하고 싶은 업무 등의 사이에서 적절하게 우선순위를 선정하고, '할 게 없음'을 종식시킨다. 진짜로 아무리 찾아봐도 할 게 없다면, 퇴근을 해야하는 게 맞다.